조선시대 제주의 관문인 화북포구. 화북포구는 제주성(城) 안까지는 10리 길.  옛 화북포구에서 제주성 안까지 구불구불 옛 길을 걸으면서 옛 제주인의 생활사와 역사를 배우는 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강영철)이 오는 25일 ‘화북포구에서 제주성 안까지 옛 길을 걷다’ 답사 프로그램이 그것. 지난해 제주성답사프로그램인 ‘제주성을 즈려밟고 노닐다’에 이은 두 번째 제주역사기행이다.

옛 제주의 관문인 화북포구에서 제주성 안까지 오가던 많은 관리들과 유배인, 시인 묵객, 일반인들이 이곳을 통해 제주에 왔다. 제주역사와 교통, 유배인과 제주사람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지난해 제주성답사 프로그램이 제주 구도심의 중심가를 산책하듯 거닐면서 지역사를 학습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화북포구~제주성안 걷기는 개발로 사라진 옛 길을 걸으면서 제주지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인 것이다.

화북포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화북진터를 비롯, 해신사, 환해장성, 연대와 봉수, 비석거리 등이 있다.

화북진성은 1678년(숙종 4) 최관목사가 축성하였으며, 제주의 관문해군기지로서 수전소와 방호소 기능을 겸했다. 이곳에는 객사인 환풍정과 검문소격인 영송정이 있었다. 화북진의 유허는 북서쪽 성벽이 잘 남아 있으며, 이곳에는 현재 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서 있다.

화북진터 북서쪽으로 조선시대 영조 때 김정 목사 (1735~1737년 재임)가 쌓은 방파제가 남아 있다. 김정목사는 1739년 쌀 3백섬과 1만여명 일꾼을 동원하여 축조하였다. 김정목사는 매일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며 바위드는 일을 거들기도 하였으며, 임기만료로 이임하려다 환풍정에서 사망하였다. 이때 축조된 방파제의 길이는 길이 210척, 넓이 21척, 높이 13척이다.

화북포구로는 옛 제주인과 관리뿐만 아니라 유배인들도 들어왔다. 오현의 한 사람인 서재 임징하를 비롯, 추사 김정희, 한말 면암 최익현 등이 화북포구로 제주섬에 들어와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화북포구로 들어온 관리인 경우 ‘도영절차(到營節次)’를 거행하였다. 즉 도착지인 화북포구에서 제주목까지 이르는 과정이다. 배에서 내려서 환풍정(조천의 경우 연북정)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배례를 받는다. 말에 오른 뒤 오리정(五里亭 : 각 지방관아에서 빈객을 영접하고 전송하는 5리 정도 떨어진 곳을 말하는데, 관찰사는 수령이, 사신이나 수령은 향리가 이곳에서 맞이하였다.)을 거쳐 제주성에 이른다. 구관과 신관이 인수인계를 한 후 관리들의 인사를 받고 군례(軍禮)를 행한다. 조련이 끝난후  해산한다.

제주에 부임한 관리나 사신 등의 경우 화북포구에서 옛 화북남문을 통해 큰 길(大路 : 현 삼사석로)을 거쳐 제주동문에 이르렀고, 일반인의 경우 화북포구에서 북서쪽으로 난 곤흘동-화북비석거리를 통해 제주동문에 이르렀다.

이번 옛길 답사코스는 화북포구에서 곤흘동-화북비석거리-오현고-국립제주박물관앞 6호광장 남서쪽 밭길을 따라 큰 길(사라봉 앞 동문로 남서쪽)을 거쳐 ?으니?루-제주동문-동문시장-관덕정이다. 답사시간은 2시간 30분~3시간.

답사참가자는 25일 오전 9시20분까지 관덕정에 모여서 버스에 오른 후 화북포구로 가서 옛 길을 걷게 된다. 화북포구에서 출발시간은 오전 10시이다. 답사안내자는 김익수 제주도문화재위원이다.

한편 옛길 답사는 11월까지 모두 6회 실시될 예정이다.

붙임 : 화북일대 문화유적 및 도영절차

문의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 (710)3493, (748)9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