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Vol.85 사진작가 양동규의 포토에세이
- No
- 25
- 작성자
- 경영기획실
- 작성일
- 2023-12-29 16:51:22
- 조회수
- 73
본 내용은 재단 기관지 삶과 문화 겨울호에 게재됐습니다.
삶과 문화 겨울호(제84호)는 재단 홈페이지, 제주문화포털 제주인놀다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갤러리 방문 시 무료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
한 발, 한 걸음, 뚜벅 뚜벅, 버티어내며 걸어온 길이다. 뒤돌아 바라본 길 너머에서는 내리던 눈이 거센
바람을 타고 가로로 흩어진다. 곧 내 앞으로 불어올 바람이다. 바람 타는 섬 제주에서 사부작사부작 내
리는 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낮은 기온과 무거운 습도에 거센 바람이 더해져 쏟아지는 눈을 마주하는
순간 내 몸은 겁먹은 쥐며느리 마냥 움츠려든다. 그러다 잠시 멈춰선 바람 사이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움
츠렸던 몸을 편다. 잠시 잠깐 비춰진 햇살은 더없이 부드럽다. 바람과 바람 사이에 서서 버티어낸 시간을
생각한다. 그래, 그래도 이만큼 왔으니 다행이다. 잠시 잠깐의 여유는 그리움이다. 이내 불어 닥치는
눈보라에 맞서며 다시 걷는다. 가야할 길이 거센 눈발에 흐트러져 어스름이 시야에서 사라져 간다.
이제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버티어낸 시간보다 더 혹독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계절이 오고 있다. 그러나
버텨내어야 맞이할 수 있는 봄 햇살을 떠올리며 버티어 내야 한다. 버티어내면 다시 또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삶과 문화 겨울호(제84호)는 재단 홈페이지, 제주문화포털 제주인놀다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갤러리 방문 시 무료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
한 발, 한 걸음, 뚜벅 뚜벅, 버티어내며 걸어온 길이다. 뒤돌아 바라본 길 너머에서는 내리던 눈이 거센
바람을 타고 가로로 흩어진다. 곧 내 앞으로 불어올 바람이다. 바람 타는 섬 제주에서 사부작사부작 내
리는 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낮은 기온과 무거운 습도에 거센 바람이 더해져 쏟아지는 눈을 마주하는
순간 내 몸은 겁먹은 쥐며느리 마냥 움츠려든다. 그러다 잠시 멈춰선 바람 사이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움
츠렸던 몸을 편다. 잠시 잠깐 비춰진 햇살은 더없이 부드럽다. 바람과 바람 사이에 서서 버티어낸 시간을
생각한다. 그래, 그래도 이만큼 왔으니 다행이다. 잠시 잠깐의 여유는 그리움이다. 이내 불어 닥치는
눈보라에 맞서며 다시 걷는다. 가야할 길이 거센 눈발에 흐트러져 어스름이 시야에서 사라져 간다.
이제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버티어낸 시간보다 더 혹독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계절이 오고 있다. 그러나
버텨내어야 맞이할 수 있는 봄 햇살을 떠올리며 버티어 내야 한다. 버티어내면 다시 또 봄을 맞이할 수 있다.